사실 주재원 발령이라는 게 남들 보기엔 화려해 보여도, 당사자한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을 때가 많죠. 저 역시 그랬어요. 발령 딱 이틀 전까지도 아이 학교 문제로 엉엉 울고 난리였는데, 다다음날 정식 발령지가 '우즈베키스탄'으로 결정됐거든요.
그때부터 새벽까지 눈이 빠지게 블로그를 뒤졌던 기억이 나네요. 지금 타슈켄트에서 한 달 조금 넘게 살아보니, 그때의 저처럼 막막해할 분들을 위해 진짜 '피가 되고 살이 되는' 이야기들을 좀 해보려고 해요.
1. 해외이사의 복병, '관세'와 '버리기'의 미학
우즈벡 주재원 준비하면서 가장 골머리 썩었던 게 짐 싸는 거였어요. 10년 넘게 쓴 정든 물건들이라 더 쓸 수 있는데도 눈물을 머금고 다 버렸거든요. 당시엔 현지에서 중고 물건에도 관세를 엄청 때린다고 했어요.
그런데 막상 와보니 웬걸, 관세 부과가 유예됐다고 하더라고요. 이런 건 현지 사정에 밝은 이사업체나 커뮤니티를 통해 끝까지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해요. 저희는 여러 차례 확인 했는데도 불구 하고 진짜 그렇다고 해서 다 버리고 왔습니다. 회사에서 지정해준 업체(저희는 CJ였어요)는 선택권이 없으니, 내가 직접 귀중품과 당장 쓸 것들을 '귀신같이' 구분해놔야 합니다. 저는 코로나 회복기에 정신없이 짐을 싸다가 목욕탕 바구니를 통째로 놓고 와서 현지 도착하자마자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.
2. '치안'과 '물가', 막연한 걱정은 접어두세요
출국 전 가장 걱정했던 치안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어요. 여긴 길거리 100미터마다 경찰이 있고 사복 경찰도 많다고 하더니, 실제로 와보니 밤에 돌아다녀도 될 만큼 안전하더라고요. 물가도 한국에 비하면 과일이나 생활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 '과일 천국'이라는 말이 딱 맞아요. 예전의 우즈벡을 생각하면 오산일 정도로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게 눈에 보입니다.
3. 아이 교육과 집 문제, 마음 급할수록 '현실적으로'
당시 8살이었던 저희 아이는 한국에서 7살에 일찍 학교를 보낸 상태였어요. 갑작스러운 발령에 새 학기 스트레스를 주기 싫어서 과감히 가정학습을 신청하고 데리고 있었죠. 그동안 집에서 '리틀박스' 집중 듣기랑 쉬운 영어책 3~5권씩 읽힌 게 여기 국제학교 적응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어요.
가장 아쉬운 건 부동산이었어요. 원래 살던 집을 팔고 다른 곳을 전세 끼고 사두고 싶었는데, 남편이 스트레스로 새벽마다 깨는 걸 보니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. 결국 날짜 맞는 사람에게 반전세로 내놓고 급하게 왔는데, 자산 관리는 조금 더 냉정하게 시간적 여유를 두고 결정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남네요.
마치며
혼자 이사 짐 싸면서 "나 안 가! 너 혼자 살아!"라고 남편한테 소리 지르며 울던 게 엊그제 같은데, 지금은 타슈켄트에서 3년 넘게 살았습니다. 독박 이사 준비하는 와이프들의 그 서글픈 마음,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.
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고생이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을, 저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열어줬네요. 앞으로 우즈벡 생활하면서 겪는, 겪었던 시시콜콜하지만 뼈가 있는 정보들, 하나씩 풀어볼게요.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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